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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09월호] RS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잘 알고, 함께 예방해요.
RS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잘 알고, 함께 예방해요. 타이틀 배경 이미지RS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잘 알고, 함께 예방해요. 타이틀 배경 이미지
26년 09월
RS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잘 알고, 함께 예방해요.
2026. 09. 23.
인천세종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이하연

날씨가 쌀쌀해지면, 감기 환자가 증가합니다. 감기는 주로, 코, 입, 목에 발생하는 비교적 가벼운 상기도 감염을 뜻합니다. 급성 비인두염 또는 급성 상기도 감염병이라고도 부릅니다. 대략 200여 종의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상기도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감염되면 인후통, 콧물,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건강한 면역을 가진 사람이라면 특별한 치료없이 대개 1-2주 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일부 감염병을 ‘제4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하여 감시하고 있습니다. 제4급 법정감염병은 모든 환자를 일일이 신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부 지정 의료기관을 통해 해당 감염병이 얼마나 발생하고 유행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조사하는 ‘표본감시’ 대상 감염병입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를 비롯하여 RSV, 리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포함됩니다.

오늘은 주로 가을, 겨울에 유행하는 RSV 감염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RSV는 어떤 바이러스인가요?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0월부터 3월까지 유행합니다. ‘Respiratory’는 주로 호흡기를 감염시킨다는 뜻이며, ‘Syncytial(세포융합)’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서로 융합하여 큰 세포 덩어리(syncytium)를 만드는 특징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RSV는 외피를 가진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인데, 표면에는 G 단백질과 F 단백질이라는 중요한 단백질이 있습니다. G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 달라붙는 데 관여하고, F 단백질은 바이러스와 세포막이 융합하여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F 단백질은 현재 RSV 예방을 위한 백신과 항체 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표적입니다.

2. RSV 감염증은 어떤 병인가요?

RSV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후조리원내 신생아들의 집단 감염이 뉴스로 종종 보고되어 유명한 병이기도 합니다.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영유아와 고령자에서 심한 하기도(폐, 기관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RSV는 2세 미만의 영유아에서 폐렴, 모세기관지염과 같은 급성 하기도 감염병의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으며, 5세 미만 아동이 감염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RSV 감염병에 의한 사망률은 매우 낮지만, 의료수준이 낮은 여러 나라에서는 영유아에서는 주요한 사망 원인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RSV 감염에 의한 5세 미만 영유아의 치사율(질병에 걸렸을 때 사망하는 정도)을 2% 정도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RSV는 전염력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로, 모든 소아가 성인이 되기 전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20대 초반의 건강한 성인 남성의 혈액에서 RSV 항체를 검사해 보았더니, 98% 이상에서 RSV에 대한 항체가 확인되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그만큼 RSV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접하게 되는 바이러스입니다. 또한 RSV는 한 번 감염되었다고 해서 평생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복해서 감염될 수 있습니다.

3. RSV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일반적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부분은 1~2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하지만, 바이러스가 기관지와 폐까지 침범하여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침과 가래가 심해지고,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음)​가 나고, 숨쉬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RSV는 어떻게 전파되나요?

주로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분비물(비말)을 통해 전염됩니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이 코, 입의 점막에 닿거나, 감염자의 분비물이 묻은 손이나 물건을 만진 후 자신의 눈, 코, 입을 만질 때 감염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난감, 책상, 문손잡이 등 여러 사람이 함께 만지는 물건​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산후조리원처럼 많은 사람이 가까이 생활하는 곳에서는 쉽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잠복기(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는 2~8일(평균 5일)입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수일 전부터, 증상이 시작한 후 약 1주까지도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전염성이 매우 높아 어린이집이나 산후조리원 같은 집단생활 시설에서 쉽게 확산됩니다.

5. RSV에 감염되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증상만으로 RSV를 일반 감기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과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필요한 경우 콧물이나 비인두 분비물, 가래 등의 검체를 이용한 PCR 검사​를 통해 RSV 감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감기 환자에게 RSV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와 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등을 고려하여 의료진이 검사 필요성을 판단합니다.

6. 치료 방법이 있나요?

RSV 특이 치료제는 아직 없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해열제 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시행하며,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합니다. 폐렴, 세기관지염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수액 공급이나 산소 치료를 위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7. RSV에 감염되면 격리가 필요한가요?

법적으로 정해진 격리 기간은 없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가능한 한 집에서 충분히 쉬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영유아가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는 다른 아이들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발열, 심한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집에서 충분히 쉬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유치원 및 학교 등 집단생활 시설에서는 원내·교내 전파 예방을 위해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등원·등교 중지를 권고하며, 의료기관 진료확인서(또는 소견서) 제출 시 출석 인정 처리가 가능하므로 해당 기관에 사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8. RSV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RSV는 주로 감염자의 호흡기 분비물과 접촉하여 전파되기 때문에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손을 자주 씻습니다.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씻습니다.
ㆍ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습니다.
ㆍ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립니다.
ㆍ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습니다.
ㆍ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줄입니다.
ㆍ아플 때는 어린이집, 학교, 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의 방문을 줄이고 집에서 충분히 쉽니다.
장난감, 문손잡이 등 여러 사람이 자주 만지는 물건과 표면을 깨끗하게 관리합니다.
ㆍ컵, 식기 등 개인 물품은 가능하면 함께 사용하지 않습니다.

9. RSV를 예방하는 백신이 있나요?

현재 RSV 예방은 성인은 백신 접종, 임신부는 백신을 통한 신생아 보호, 영유아는 예방항체 투여라는 세 가지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RSV 백신은 특히 고령자에서 RSV로 인한 심한 호흡기 감염과 입원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령자와 만성 폐질환, 심혈관질환, 면역저하 등 중증 RSV 감염 위험이 높은 성인에서 예방접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 승인된 RSV 백신(아브리스보)은 임산부에게 접종이 가능하며, 접종 후 엄마에게 만들어진 항체가 아기에게 전달되어 생후 초기의 신생아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아직 영유아나 어린이가 직접 접종하는 RSV 백신은 없습니다. 다만, 미숙아, 어린 영아, 만성 폐질환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 등은 중증 RSV 감염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신생아에게는 예방항체를 직접 투여하여 RSV 감염으로 인한 중증 질환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 기억해 주세요!
RSV 감염증은 대부분 감기처럼 지나가지만, 어린 영아나 고위험군에서는 심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생활화하고,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이 힘들어진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